
바다와 함께 살아온 나라
포르투갈은 유럽의 서남쪽 끝, 이베리아반도 서단에 위치한 나라다. 동쪽과 북쪽은 스페인과 맞닿아 있으며, 대서양을 끼고 있어 해양의 나라로 불린다. 수도는 리스본이며 면적은 약 9만 2천㎢로, 대한민국보다 조금 넓다. 본토 외에도 아조레스 제도와 마데이라 제도를 포함하고 있다.
공용어는 포르투갈어이며, 로망스어 계열이라 스페인어나 프랑스어와 유사하다. 인구는 약 천만 명 정도이고, 국민 대부분이 가톨릭을 신봉한다. 이러한 종교적 기반 덕분에 도시 곳곳에는 중세풍 교회와 성당이 많고, 종교축제가 일상문화에 깊게 스며 있다.
정치는 대통령 중심의 의원내각제 공화국 구조다. 대통령이 국가원수이자 군 통수권자로서 상징적 권위를 갖고, 단원제 의회가 입법을 담당한다. 주요 정당은 사회당(PS), 사회민주당(PSD), 좌파블록(BE) 등이며, 다당제 체제 속에서 권력 분점과 견제가 자연스럽게 작동한다.
대항해시대의 주역과 근대사의 전환점
포르투갈의 정체성은 바다에서 비롯되었다. 15세기 후반부터 16세기까지 이어진 대항해시대에 포르투갈은 세계 해양무역을 주도했다. 바르톨로메우 디아스는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발견했고, 바스쿠 다 가마는 인도로 향하는 항로를 개척했다. 이 시기 포르투갈은 브라질, 인도 고아, 앙골라 등지에 식민지를 건설하며 세계적 영향력을 확대했다.
리스본의 벨렝탑과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그 시대의 번영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마누엘 양식이라 불리는 독창적 건축양식도 이 시기에 확립되었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스페인의 지배를 받는 시기도 겪었고, 이후 1640년에 독립을 회복했다.
20세기 중반까지 독재체제가 이어졌으나, 1974년 ‘카네이션 혁명’을 통해 평화적으로 민주주의를 수립했다. 이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며 서유럽 민주국가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 포르투갈은 국제기구 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안정적 외교 기반을 유지한다.
현대 포르투갈
포르투갈의 경제는 관광업, 제조업, 농업이 조화를 이루는 구조다. 1990년대 이후 관광산업이 급성장하며 GDP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와인 산업은 대표적인 수출 효자이며, ‘포르트 와인’은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다. 포도, 올리브, 곡물, 수산물 등 1차 산업도 활발하다. 공업은 섬유, 신발, 전자, 조선 중심이며, 최근에는 재생에너지와 스타트업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교육과 의료 수준이 안정적이다. 12년 의무교육제를 시행하며, 리스본 대학교·포르투 대학교·코임브라 대학교가 대표적 명문이다. 의료는 공공 중심의 체계로, 대부분 국민이 저비용으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포르투갈의 보건 접근성을 유럽 상위권으로 평가한다.
문화적으로는 ‘파두(Fado)’가 대표적이다. 슬픔과 향수를 노래하는 파두는 포르투갈 정서를 상징하며,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타일 장식인 ‘아줄레주(Azulejo)’는 도시 건축미를 결정짓는 요소로, 거리와 건물 외벽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외교 면에서 포르투갈은 서방 중심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포르투갈어권국가공동체(CPLP)를 통해 브라질, 앙골라, 모잠비크 등과 긴밀히 협력한다. 한국과는 1961년에 수교를 맺었으며, 경제·문화·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한국 기업이 현지에 진출했고, 한류 콘텐츠 역시 포르투갈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포르투갈은 과거 해양 제국에서 현대 민주국가로 이행한 역사를 지녔다. 따뜻한 기후, 온화한 국민성, 풍부한 문화유산이 어우러져 세계 여행객이 사랑하는 나라가 되었다. 지속가능한 관광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며,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키는 국가로 성장하고 있다. 대서양의 바람과 함께 변화를 포용하는 나라, 그것이 오늘의 포르투갈이다.